
뉴스에서 전세대출 이야기가 나올 때의 기분
요즘 뉴스를 보면 심심치 않게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 무주택자로 사는 입장에서는 그 소리가 참 야속하게 들릴 때가 많다. 당장 다음 달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거나, 운 좋게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옮겨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세자금대출이 거의 유일한 동아줄 같은 거니까. 그런데 이걸 규제하겠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예전에 2억 1천만 원 정도 하는 집을 보러 다녔을 때, 대출 1억 정도를 끼고 진행하려던 계획이 혹시라도 물거품이 될까 봐 가슴 졸였던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상담 창구에서 겪은 미묘한 문전박대
한번은 은행에 가서 내 상황을 상담받은 적이 있다. 대략적으로 신용대출 4천만 원이 있고 기존 전세자금대출이 있는 상태였는데, 대출 한도를 확인하러 갔을 때였다. 창구 직원이 내 소득 수준이나 기존 부채를 훑어보는 그 짧은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지금 돌이켜보면 3억짜리 집을 가려고 해도 LTV 70%인 2억 1천만 원까지는 어떻게든 가능할 거라 계산했는데, 막상 담당자가 ‘요즘 정책이 계속 바뀌어서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며 서류를 넘길 때는 정말 맥이 빠졌다. 그때 상담받느라 회사에서 반차까지 썼는데, 결국 명확한 답은 못 듣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갭투자와 무주택자의 서러움 사이
사람들은 전세대출이 갭투자의 자금줄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나 기사에서는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월세로 전환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도 하는데, 막상 내가 겪는 현실은 조금 다르다. 내가 살던 동네에 전세 매물이 정말 귀해졌을 때, 집주인이 2년 만에 보증금을 수천만 원 올려달라고 했을 때 그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집값이 오르는 건 집주인들의 몫인데, 왜 대출 문턱을 높이는 건 정직하게 세 들어 살려는 사람들인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 어쩌면 그게 현실적인 정책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우리 같은 사람들의 사정을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신생아 특례나 정책 대출은 그림의 떡인가
주변에서는 기금e든든이나 신생아 특례 대출 같은 정부지원사업을 알아보라고 권한다. 물론 금리 면에서 유리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신청하려고 보면 조건이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소득 기준이나 주택 가격 제한을 맞추는 게 무슨 퍼즐 맞추기 같다. 어떤 정책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만 문을 활짝 열어주고, 나는 그 어중간한 경계선 어딘가에 있는 것만 같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나 신용보증재단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는 것처럼, 무주택자를 위한 더 실질적이고 유연한 지원책은 왜 이렇게 좁은 길로만 다니는 느낌인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불안함은 계속될 것 같다
결국 집을 옮기는 건 포기하고 그냥 눌러앉기로 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도는데, 괜히 무리해서 이사를 갔다가 잔금 치를 날에 대출이 막히면 정말 낭패니까. 그냥 지금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보증금 조금 더 올려주고 계약 연장하는 게 속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값은 계속 오르고 내 전세보증금의 가치는 떨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지만, 당장 내일의 주거 환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다음에 또 전세 만기가 돌아오면 그때는 상황이 조금 나아져 있을지, 아니면 또 이런 고민을 반복하며 검색창을 붙들고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2년 만에 보증금 인상 요구받은 경험이 있는데, 정말 답답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 맞춰서 대출 관리가 더 어려워지는 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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