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은 주는데 나가는 이자는 매달 그대로라 답답했던 시간
요즘 자영업 하는 사람들 중에 속 편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나 역시 서대문에서 작은 가게를 하나 얻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작년 말부터 매출이 조금씩 꺾이더니 올해는 정말이지 버티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달 들어오는 돈은 들쭉날쭉한데 나가는 고정비는 왜 그렇게 칼같이 빠져나가는지 모르겠다. 특히 가게 얻을 때 받았던 담보대출 이자가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갈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처음에는 금리가 조금 오르더라도 금방 괜찮아지겠지 싶었는데, 몇 달째 고금리가 유지되니까 숨이 턱턱 막혔다. 그러다 문득 아는 사장이 모바일 뱅크 쪽에서 개인사업자 대환대출 서비스 같은 게 새로 나왔다며 한번 알아보라고 넌지시 말해줬다. 기존에 비싸게 쓰던 개인사업자담보대출을 좀 더 저렴한 금리로 바꿔준다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귀찮기도 하고 진짜 금리가 낮아질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매달 몇십만 원이라도 아쉬운 상황이라 스마트폰을 붙잡고 검색을 해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서류를 보낸다는 게 생각보다 매끄럽지 않았다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모바일 앱으로 비대면 서류 제출이 다 된다고 하길래, 카카오뱅크 앱을 켜고 조회를 시작했다. 공동인증서만 있으면 알아서 국세청 정보랑 사업자등록 정보를 긁어간다고 하니까 금방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무슨 보안 프로그램 오류인지 뭔지 자꾸 ‘정보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라는 에러 메시지가 떴다. 공유기 문제인가 싶어서 와이파이를 끄고 LTE로 접속해봐도 똑같았다. 결국 세무서 관련 서류를 직접 내려받아서 수동으로 등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뜩이나 컴퓨터 다루는 게 서툰데 홈택스에 들어가서 사업자등록증명원이며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원을 하나하나 PDF 파일로 내려받는 과정 자체가 짜증을 유발했다. 간신히 서류를 다운로드받아서 업로드 버튼을 눌렀는데, 이번에는 파일 용량이 너무 크다거나 모바일 화면에서 파일 형식이 안 맞는다는 경고가 떴다. 스마트폰 화면을 노려보면서 혼자 씨름하다 보니 벌써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냥 내일 오프라인 시중은행 지점에 서류 뭉치 들고 찾아가는 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시중은행 지점과 모바일 앱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던 며칠
결국 다음 날 아침 일찍 서대문구청 근처에 있는 주거래 은행 지점을 찾아갔다. 번호표를 뽑고 대기인수 12명을 기다린 끝에 창구 직원과 마주 앉았다. 기존에 쓰던 대출 잔액이 대략 2억 8천만 원 정도 남아있는데, 혹시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대환 상품이 있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이것저것 컴퓨터를 조회해보더니, 지금 내 사업자 신용점수와 매출 상태로는 기존 금리보다 눈에 띄게 낮추기는 어렵다는 답을 줬다. 오히려 정부 지원 성격의 자영업자햇살론이나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 같은 상품을 알아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애매한 답변만 돌아왔다. 하지만 그런 상품들은 자격 요건이 또 따로 있고 한도도 넉넉지 않아 내 상황에는 맞지 않았다. 지점을 터덜터덜 걸어 나오면서 결국 다시 모바일 앱으로 신청을 마무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집에 돌아와서 에러가 나던 모바일 앱을 다시 켜고,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겨우 서류 수동 등록 경로를 안내받아 신청서 접수를 완료했다. 비대면이라고 해서 무조건 빠르고 편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한도와 금리 숫자가 나오는 순간의 묘한 허탈함
서류를 다 올리고 나니 심사 대기 시간이라는 단계로 넘어갔다. 앱 화면에는 1~2일 정도 걸린다고 나와 있었지만, 실제로는 서류 보완 요청이 중간에 한 번 더 들어오는 바람에 꼬박 4일이 걸려서야 최종 결과가 나왔다. 핸드폰 진동이 울리고 조심스레 화면을 확인했더니, 금리는 기존에 쓰던 이율보다 대략 0.8%포인트 정도 낮게 잡혔다. 단순 계산으로 한 달에 약 15만 원 안팎의 이자를 아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큰돈이긴 하지만, 그 며칠 동안 서류 떼고 씨름했던 고생에 비하면 뭔가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라서 묘하게 힘이 빠졌다. 게다가 기존 은행에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약 120만 원 가까이 책정되어 있었다. 이 수수료를 내고 나면 실제로 이자 절감 효과를 보려면 최소한 8개월 이상은 지나야 본전이라는 계산이 섰다. 당장 목돈이 수수료로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대환을 진행하는 게 맞는지 순간적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출을 바꾸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은 몇 가지 문제들
며칠을 더 고민하다가 결국 장기적으로 생각해서 대환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수료를 내고 새로운 대출로 실행 버튼을 누르는 순간,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대출 계좌가 새로 개설되는 과정은 허무할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그렇게 골머리를 앓던 일이 손가락 몇 번 움직이는 것으로 끝났는데, 이상하게 개운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앞으로 경기가 더 안 좋아져서 가게 매출이 지금보다 떨어지면 이 0.8% 금리 인하가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은 불안감이 불쑥 솟구쳤기 때문이다. 사업자 대출이라는 게 결국 내 사업이 잘 굴러가야 의미가 있는 건데, 빚을 빚으로 돌려막는 듯한 기분은 지울 수가 없었다. 요즘 주위 다른 자영업자 사장들을 만나도 다들 대출 만기 연장이나 추가 자금 조달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소리만 한다. 이번에 대출을 갈아타며 한숨 돌리긴 했지만, 내년에는 또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한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다.
앱으로 하는 것보다 직접 방문해서 서류를 제출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겠네요.
답글
휴,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스트레스받은 적이 많아요. 특히 앱으로 서류를 보낼 때 데이터 전송 오류 때문에 정말 답답하더라고요.
답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앱으로 서류를 제출하는 게 정말 복잡해서, 결국 은행에 직접 방문해야 겨우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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