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지원사업 서류 준비
얼마 전에 사업을 운영하면서 운수업 관련 정책자금이나 소규모 장비 지원 같은 게 있나 찾아보다가, 우연히 정부지원사업 공고를 하나 발견했다. 수성이엔지나 뭐 이런 업체들이 쓰는 쇼트기 같은 장비 도입에 보조금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냥 신청서 쓰고 계획서 좀 다듬어서 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뭐 하나 신청하려고 해도 등기부등본부터 재무제표, 각종 사업 계획서까지 챙겨야 할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한국정책자금지원센터 같은 곳에서 대행을 해준다는 말도 들었는데, 수수료를 떼어주면서까지 이걸 해야 하나 싶어서 일단 혼자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류와 증빙의 늪
지게차나 장비 도입 지원사업은 단순히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내 자부담 비율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다. 한 30% 정도는 내가 부담해야 하는데, 그 돈을 마련하는 것도 일이고 나중에 정산할 때 증빙 서류가 정말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주변에 먼저 지원금을 받아본 사장님 말을 들어보니 정산 보고서 쓰다가 스트레스받아서 그냥 내 돈 쓰고 말 걸 그랬다고 하더라. 실제로 영농법인 설립 관련 글을 봐도 일반 법인이랑 달리 지자체 승인이 필수라는데, 이 과정에서 시간만 엄청나게 잡아먹힌다. 하루는 시청 담당자랑 통화하는데, 담당자도 바쁜지 목소리가 엄청 날카로웠다. “사장님, 이 서류는 규격이 안 맞아서 안 돼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냥 다 접고 싶었다.
정책자금의 실체와 거리감
뉴스를 보면 볼리비아 같은 나라가 연료 보조금 폐지 때문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난리가 나는데, 우리나라도 사실 보조금 체계가 아주 복잡하다. 정치권에서 국고 보조금이 어쩌고저쩌고 싸우는 걸 보면 이게 과연 내 사업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건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보조금 좀 받으려고 며칠을 밤새우며 서류를 매달렸는데, 정작 지원금 총액은 생각보다 작고 경쟁률은 치열하다. 1,500만 원 정도 지원받으려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올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정책자금이라는 게 이름은 거창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서류 전쟁일 뿐이다.
포기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
결국 이번 사업 신청은 포기했다. 서류 준비하다가 마감 기한을 넘길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사업 하나 때문에 본업을 뒷전으로 미루는 게 맞나 싶었다. 300만 원 지원받겠다고 며칠을 사무실에서 씨름하는 것보다 그냥 그 시간에 거래처 한 곳 더 뚫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년에도 같은 공고가 뜨면 또 마음이 흔들릴지는 모르겠다. 지원금이라는 게 왠지 안 받으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드니까.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텅 빈 책상을 보면서 커피나 한 잔 마시는 게 훨씬 속 편하다. 이게 나중에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 달은 넘기기로 했다.
정말 공감되네요. 제가 지난번에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밤새 서류만 작성했었거든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