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공서 사이트 접속부터 난관이었다
며칠 전부터 전기차로 바꿀까 고민하다가 결국 수원시에서 진행하는 2차 보조금 공고를 보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사실 보조금이라는 게 늘 그렇듯 신청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예산 소진 속도에 따라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는 걸 익히 들어서 걱정이 많았다. 아침 9시가 되기 전부터 띄워놓은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몇 번이나 시도했는지 모르겠다. 공동인증서 비밀번호를 왜 이렇게 자주 틀리는지, 평소엔 잘만 되던 보안 프로그램 설치가 하필 오늘따라 속을 썩였다. 설치했다가 다시 깔고, 브라우저를 껐다 켜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신청 시작 시간이 지났더라. 이미 늦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손끝이 괜히 차가워졌다.
서류 준비가 은근히 사람 진을 뺀다
신청 화면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입력해야 할 항목이 많아서 당황했다. 차량 가격이 5,700만 원 정도라 보조금 100% 구간인지, 50% 구간인지 계산기를 두드려보며 확인했다. 사실 정확히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보다도, 서류에 오타가 있거나 증빙 서류가 누락되면 반려될까 봐 그게 더 무서웠다. 매매 계약서를 스캔해서 올리는데 파일 용량이 너무 크다고 해서 다시 줄이고, 또 다시 올리고. 겨우겨우 버튼을 눌러 제출 완료 메시지를 확인했을 때는 진이 다 빠져서 점심을 뭘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월 25만 원 정도 지원받는 전세버스 유가보조금은 그냥 카드 찍으면 알아서 들어온다던데, 왜 전기차는 이렇게 개인이 직접 하나하나 챙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부정수급 방지라지만 개인이 느끼는 벽은 높다
뉴스에서 보니까 보조금을 CBDC 형태로 지급해서 어디에 쓰는지 다 추적하겠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부정수급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는 백번 이해한다. 솔직히 세금으로 나가는 거니까 투명해야 하는 건 맞는데, 정작 성실하게 신청하는 사람들한테는 이런 시스템이 마치 감시받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부정신고 포상금을 올린다는 기사도 봤는데, 이게 참 묘한 기분이다. 내가 정당하게 신청한 것조차도 나중에 혹시나 문제 생길까 봐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환경이랄까. 그냥 깔끔하게 지원해주면 안 되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다.
보조금이 정말 내 통장으로 들어올지 의문이다
신청은 끝냈는데, 지금 신청한 게 제때 접수된 건지, 아니면 예산이 이미 다 떨어져서 대기 번호만 받은 건지 알 길이 없다. 담당 공무원한테 전화해봐야 바쁘실 테니 괜히 방해하는 것 같아 참고 있다. 예전에 누가 보조금 신청했다가 서류 보완하라는 연락을 일주일 뒤에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당분간은 휴대폰 진동만 울려도 깜짝깜짝 놀랄 것 같다. 며칠 전 경유 유가보조금 연장 검토한다는 기사를 보면서도, 나는 왜 이런 복잡한 행정 절차를 뚫고 전기차를 사려고 애쓰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냥 기다리는 것밖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지인들은 지금 신청하면 늦지 않았겠냐고 묻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어차피 결정은 시청에서 하는 거니까 내가 고민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는데 말이다. 사실 전기차를 사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유지비 절감이었는데, 보조금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나니 벌써 진이 다 빠진 기분이다. 나중에 보조금 지급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문자가 오면 그때야 실감이 날까. 일단 지금은 접수증 하나 달랑 들고 며칠째 마음 졸이는 중이다. 이게 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하는 짓인지 가끔은 현타가 온다.
공동인증서 비밀번호 문제 때문에 정말 짜증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늦어서 못 신청했다는 게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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